전체 글91 가볍게 읽은 책 한 권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집어 온 책이 있다. 권남희 씨의 번역이 편하게 읽힌다고 생각하는데 이분의 에세이책을 발견했음. 한 토막의 글이 길지도 않고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할 내용들인데 그것도 다들 알 법한, 적어도 한 번은 갔을 공간인 스타벅스에서의 이야기라서 정말 편하게, 가볍게 읽었다. 읽다가 문득, 오늘 하루 커피를 네 잔이나 마셨다는 걸 깨닫고 급히 녹차를 우렸다는 건 안비밀. 쉽게 읽히는 책도 가끔은 좋다. 2023. 12. 11. 열심한 재활용과 늦은 대림환 매년 대림환을 만들까 말까 고민하는데 결국 "그런 거 만들어 두면 먼지 낀다." 하는 머릿속의 소리를 무시 못하다 보니 대림환을 제대로 만든 적이 없다. 대림초는 켜긴 하는데 그것도 매년 아주 열심히 챙겨가며 켜는 건 아니고... 올해는 어쩌다 보니 대림절을 나름 치열(?)하게 보내는 중이다. 작년에 사서 읽을 땐 별 생각이 없었던 대림 묵상집 책을 다시 읽는 중인데 한 구절 한 구절이 작년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중이고 아마 그래서 순례길을 걸었고 아직 받침 있는 글자 연습이 채 끝나지 않았는데도 성경의 지혜서 중 잠언과 코헬렛을 필사하고 있다. 이렇게 썼더니 무척 종교적이고 독실한 사람 같은데 내가 보는 나는 나이롱신자이다. 그건 정말 확실함. 레알. 그런 대림기간을 보내는 중이라서인지 올해는 계속.. 2023. 12. 9. 글자 쓰기 연습 손을 움직이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진다. 아버지는 그런 시간이 필요하실 때마다 마늘을 까셨고(덕분에 엄마는 좋아하신다) 동생은 그림을 그렸다. 나는... 나는 그냥, 손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거나 다 한다. 바느질을 할 때도 있고 뜨개질을 할 때도 있고. 악필이란 소릴 들어본 적도 없고 글은 비교적 단정하게 쓰는 편인데 요즘에 캘리그래피 교재를 펴놓고 처음부터 글자 쓰는 것을 다시 연습하는 중이다. 시작은 되게 단순했다. 나는 만년필이나 딥펜을 좋아하고 악필은 아니지만 그냥 밋밋하고 단정하기만 한, 소소하게 단점이 좀 있는 내 쓰기 방법을 교정하고 싶어서 만년필이나 딥펜으로 우리글을 곱고 단정하게 쓰는 걸 연습하고 싶었다. 그래서 캘리그라피 책을 이것저것 찾아보고 사 오기도 했는데 거~~~~~~의! .. 2023. 12. 7. 서울 순례길 1코스를 걸었다 (4) 그땐 대학로에서 집까지 걸어 다녔다. 몇 정거장 안 되는 거리이기도 했고, 걷는 걸 싫어하지 않아서. 그때의 짬인지 근처에 가니 알 것 같았고 더불어 든 생각은, 굳이 내가 성곽길을 걸어왔어야 했나 하는 것. (사실 그냥 대로 따라 걸으면 그 시간 그 에너지 쏟아 올 필요가 없는 거리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낙산성곽길 오르막을 몰랐기에 걸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알았으면 대로를 따라 걸었지. 아무튼. 혜화동 성당 옆으로 길이 하나 있다.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으로 들어가는 길인데, 당연한 얘기지만 저기로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신학생들이 신부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학교이기에 일반인이 구경 내지는 산책 삼아 갈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앱에 쓰인 설명대로라면 입구까지 가는 것이라고 하는데도 가도 되나? .. 2023. 12. 6. 서울 순례길 1코스를 걸었다 (3) 부제 : 이스라지의 대모험. 대 까지는 아니지만 일단 대모험. 여기서 체력이 고갈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리 적어두지만, 이번 글에는 성지 얘기 없음.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 터를 잡았던 곳은 지금 사는 곳과는 아주 많이 떨어진 곳이었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근처에 살았었는데 나중에 이사하고 보니 그 근처에 엄청 유명한 빵집이 있었는데도 몰랐고 왔다 갔다 하면서 서울 성곽을 도는 길이 있습니다 하고 쓰인 표지를 보면서도 가본 적이 없었다. 낙산성곽에 올라본 건 거기서 이사하고서 한참 뒤의 일인데 걸은 적은 없고 그냥 포토존 근처까지 이동해 잠깐 올라갔다 온 게 전부이다. 이걸 좀 우습게 봤다...는 게 첫 번째 문제점. 그 첫번째 문제점을 유발한, "나는 저단기어가 없어!"가 두 번째 문제점이었.. 2023. 12. 6. 서울 순례길 1코스를 걸었다 (2) 사진이 많으면 글 하나로 발행이 안 되나 보다. 글을 쪼개야겠다. 이어서. 종로를 걸어 단성사가 있던 곳으로 향했다. 그래도 몇 번 왔다 갔다 했던 곳이라고, 이번에는 생각보다 쉽게 찾았다. 좌우 포도청 자리 중 좌 포도청 자리이다. 이곳에서 눈엣가시이면서 체제에 위협이 되리라 여겨졌을 많은 사람들이 처형됐더라. 비단 서학인들뿐만 아니라 동학인들까지도. 그리고 그 위에 있던 단성사마저 사라진 곳이라 과거가 땅에 묻힌 그런 곳처럼 느껴졌다. 과거가 고여있는 곳? 아무튼. 금도 재산도 버리고 따르라는 가르침을 좇던 사람들이 처형당한 자리에는 금은방이 모여 상업지구를 이루고 있다. 그곳을 지나 종로성당으로. 도심지에 있는 성당답게 좁은 터에 몇 개 없는 주차장 그리고 길에 인접하여 성모상이 있는 종로성당에 들.. 2023. 12. 6. 서울 순례길 1코스를 걸었다 (1) 언젠간 할 테다 리스트에 적혀 있는 것 중 하나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인데 요즘 싱숭생숭한 탓인지 갑자기 너무 걷고 싶어졌다. 당장 떠날 수 없는데도. 그래서 꾄데기발광을 하다가 문득 떠오른 게, 서울에도 순례길이 있다는 것. 교황청에서 아시아 최초로 승인해 준 국제 순례지로 알고 있다. 말 그대로 꽂혀서, 월요일 저녁에 마구잡이로 찾아봤는데 3개의 코스에 김대건 신부 치명 순교길까지 네 개의 코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즉흥적으로, 내일(화요일) 가는 거다! 하고 결정. 그리고 처음이니 무조건 1코스! 정말 간만에 트래킹화를 꺼내고(...작았어. 여름에 트래킹화 사는 거 아니야...) 날씨와 "나는 걷는 중이다"를 고려해서 옷차림을 결정하고 어차피 걷는 중이니 짐은 필요 없어 하여 최소한의 것.. 2023. 12. 6. 냉장고를 털어봅시다 4 : 토마토탕......국수? 놀러 간 곳 숙소에서 조식으로 먹은 음식. 정확한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이제 기억이 안 난다. 토마토달걀탕이던가? 그런 게 있던데 보통 녹말물을 마지막으로 넣는 걸로 알고 있다. 근데 그 숙소 조식으로 먹었던 토마토달걀탕은 맑은 국이었고 옥수수면까지 들어있어서 살짝 싸늘했던 아침에 꽤 든든하고 따뜻했던 기억이 있다. 맛있었거든. 맛있는 음식은 좋은 기억으로 남는 법이다. 집에 와서 순전히 기억에만 의존해서 몇 번 만들어 먹어봤는데 그럭저럭 비슷한 맛으로 쉽게 만들 수 있어서 좋아하는 음식이다. 냉장고에서 토마토가 시들어가면 자주 해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냉장고를 터니 시들어가는 토마토 큰 게 세 개 나왔다. 양파 반 개도 발견. 다진마늘도 있습죠. 달걀이야 뭐 늘 있는 것이고(앗, 이것도 이사 중 깨질 .. 2023. 12. 4. 냉장고를 털어봅시다 3 : 밥 국 깍두기와 청진옥? 아무래도 책이 많이 있는 곳은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이기 때문에 오늘은 광화문으로 한 행비. 날이 추워서인지 국밥 별로 좋아하지 않은데도 뜬금없이 청진옥이 생각나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청진옥부터 들렀다. 복작복작할 거 같은 기분에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점심시간이 되기 조금 전에 들어가서 앉자마자 스트레이트로 양선지해장국을 손가락 하나로 주문하는 기술을 뽐내고 좌 경찰아저씨들 우 곧퇴직아저씨들 사이에 끼어 한 사발 시원하게 말아줬다. 양도 선지도 풍성한데다가 국물도 뜨끈개운했고 밥도 꽉꽉 눌러 담아 한 그릇 주셔서 양과 선지를 소스에 찍어서 먹고 적당히 남았을 때 밥 말아서 시원한 깍두기랑 뚝딱 해치웠다. 그게 오늘 점심. 그리고 오늘의 저녁. 배는 안 고픈데... 고파질 거 같고. 근데 당장 배 .. 2023. 12. 3. 이전 1 ··· 3 4 5 6 7 8 9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