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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茶飯事

서울 순례길 1코스를 걸었다 (2)

by Israzi 2023. 12. 6.

사진이 많으면 글 하나로 발행이 안 되나 보다.

글을 쪼개야겠다.

 

이어서.

종로를 걸어 단성사가 있던 곳으로 향했다.

그래도 몇 번 왔다 갔다 했던 곳이라고, 이번에는 생각보다 쉽게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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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포도청 터. 그리고 한때 단성사가 있었다.

 

좌우 포도청 자리 중 좌 포도청 자리이다.

이곳에서 눈엣가시이면서 체제에 위협이 되리라 여겨졌을 많은 사람들이 처형됐더라.

비단 서학인들뿐만 아니라 동학인들까지도.

그리고 그 위에 있던 단성사마저 사라진 곳이라 과거가 땅에 묻힌 그런 곳처럼 느껴졌다.

과거가 고여있는 곳? 아무튼.

 

금도 재산도 버리고 따르라는 가르침을 좇던 사람들이 처형당한 자리에는

금은방이 모여 상업지구를 이루고 있다.

그곳을 지나 종로성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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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시민광장에서 본 종로성당과 종로성당 앞에서 찍은 사진들.

 

도심지에 있는 성당답게 좁은 터에 몇 개 없는 주차장 그리고 길에 인접하여 성모상이 있는 종로성당에 들어가 봤다.

대성전을 볼 수 있을까 하여 들어갔는데 현양관이 있어서 그곳으로 가봤는데

해설사께서 기꺼이 해설을 해주셨다, 해설을 신청하고 간 게 아니었는데도.

 

내가 자주 하는 얘기인데, 사람이 가장 잔인하다는 것을 종로성당에서 다시 느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께서 그렸다는 형벌들의 종류와 방법을 보면서 어찌 사람이 사람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나 싶었고

이런 걸 막는 게 인권이라는 개념인가,

천주 앞에서 모든 이는 평등하다는 신념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나왔었나 싶었다.

참.... 창의적으로도 사람을 죽였더라고.

 

감사한 해설을 듣고 여러 생각을 하며 종로성당을 떠나서 광희문 성지로 향했다.

 

광희문 순교터가 아니라 현양관을 찍었다.

 

걸어걸어 광희문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수월하게 도착하고 보니 건너편에 현양관이 보여서

기쁜 마음으로 길을 건너 현양관에 들어갔다.

로비에 커다란 성모상과 기도대가 있어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한 후

벽에 쓰인 층간 안내를 보며 2층으로 올라가려는데

뒤에서 어떤 분이 말을 거셨다.

 

사실 월, 화, 수요일 오전까지 광희문 현양관은 문을 열지 않는단다.

그리고 본인은 일을 하러 잠깐 들르신 것이고, 이제 일이 끝나서 돌아가려 하시는 것이라고.

내가 들어와 기도를 하니 잠깐 기다려 주신 것이라고 한다.

 

아주 잠깐 늦었다면 아마 현양관을 못 보고 가야 할 뻔했다!!!

걸음걸음에 작지만 알찬 은총이 있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다음 목표지로 가게 됐다.

 

...여기서 일단 글을 끊어봅시다.

이스라지의 대(!?) 모험 스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