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를 드리고 와서 평소보다 조금 늦은 저녁으로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갑자기 좀 꽂혔다고 하는 게 정확할 듯한데
라면보단 차라리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요즘엔 자주 파스타를 만들어 먹곤 한다.
뭐 파스타의 면에 조예가 깊거나
재료를 아주 잘 다룰 자신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냥... 원팬으로 대충 해 먹는 중이다.
저 1인용 프라이팬에 물을 끓여 면을 삶아 건지고
팬이 뜨거워져 있는 상태니 오일 붓고 소스나 곁재료를 적당히 볶다가
면을 넣고 한 2분 정도 더 볶으면 완성되기 때문에 자주 해 먹는데
정작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파스타는 크림이 안 들어간 까르보나라.
카르보나라가 맞는 표기라는데 맛없게 보이니 까르보나라라고 하자.
자장면-짜장면과 비슷한 경우이지.
크림파스타는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다만 가끔 투움바 파스타는 먹고 싶을 때가 있긴 함)
우리나라에서 파는 까르보나라는 적어도 내가 봤던 건 전부 크림파스타여서 좋아하지 않았는데
로마에 가서 한 번 먹은 후부터 완전히 푹 빠졌다.
문제는 프로세스가 복잡하다. 번거롭달까.
물론 다른 파스타들도 제대로 만들려면 과정이 복잡하긴 한데
까르보나라는 달걀노른자를 분리해야 하고, 관찰레라는 재료도 있어야 하고...
(물론 두툼한 베이컨 같은 걸로 대체할 수 있다지만...)
그래서 정작 좋아하는 까르보나라는 각 잡고 날 잡아서 만들어 먹고
평소에는 미트볼 스파게티나 알리오 올리오 혹은 봉골레 같은 걸 주로 만들긴 한다.
특히 까르보나라는 크림이라 논외이긴 하지만
다른 파스타들은 시판 소스가 풍성하니 편히 해 먹을 수 있거든.
오일 파스타야 그냥 만들면 되는 거고.
밥 없을 때 빠르게 해 먹기에도 딱 좋다.
건강 상의 문제도 있고, 많이 마셔봐야 좋을 일도 없다 싶어 요즘 술을 많이 줄이고
집에서는 주로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는 편인데
한 캔 곁들여 먹고 나면 꽤나 배도 부르고 든든하다.
하지만 왠지 이탈리아 사람들이 본다면 그게 무슨 스파게티야! 라고 할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