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진짜 나이롱신자인데
어째 일기에 자꾸 종교 얘길 쓰게 되네;;;
뭐 아무튼.
성경을 두 권 가지고 있는데
아니... 권수로는 여섯 권인가?
하나는 구-신약 성경 통합본이고
다른 하나는 포켓 성경으로 구약 네 권에 신약 한 권으로 되어 있다.
잘 안 읽는 나이롱 신자인데 말이지.
어느 순간인가부터 표지가 너덜너덜해졌다.
이런 재질을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 인조가죽을 흉내 낸(가죽을 흉내 낸, 이 아님) 듯한 재질인데
모서리처럼 꺾인 부분에서 껍질과 속이 분리되어
껍질이 가루가 되어 흩어지는 식으로 망가져 간다.
이렇게 쓴 문장을 안 본 사람이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진 않지만 아무튼 그렇게 망가지더라고.
그나마 포켓 성경 쪽을 좀 더 많이 읽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책등 부분이 바스러져서
다이어리를 꾸미거나 선물 포장 장식용으로 쓰는 예쁜 마스킹 테이프에 목공풀을 발라 보수를 해봤는데
이제는 표지 모서리 부분에서 바스러지고
통합본 성경은 지퍼까지 말썽을 부리며
"핫하! 나이롱녀석! 너 따윈 성경 읽을 자격도 없다!" 하는 듯 열리지도 않고.
총체적 난국인 성경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며칠 전에 검색해 봤더니 놀랍게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 사람들이 접착패브릭(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과 하드보드지를 이용해서
낡은 표지를 뜯어내고 새 표지를 만들어 주던데
더 놀라운 것은 그걸 쉽게 할 수 있게끔 DIY 키트를 팔더란 말이지!
접착패브릭, 하드보드지뿐만 아니라
책등 보강제와 책 모서리의 클립(....맞나 이 이름?)과 인조가죽으로 된 작은 와펜까지 해서 판매하길래
재료를 전부 사는 것보다 차라리 키트를 사는 게 낫겠다 싶어서 여섯 개를 한꺼번에 지르고
키트를 기다렸다.
(여기에 목공풀까지도 포함이었음. 별도판매라길래 갖고 있는 목공풀 쓸 생각으로 안 샀는데 디폴트였다!)
오늘 오전에 데스 브로피의 전시회를 다녀왔는데
(이건 내일 쓰기로. 사진이 많은데 추려내기가 지금 살짝 귀찮...)
전시회를 보던 중에 문 앞에 배송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예이!!!
점심 먹고 광화문 교보에 좀 들렀다 집에 와서 대번에 작업 시작!
통합본 성경과 포켓 성경 중 신약을 작업해 봤다.
생각보다 어렵진 않는데 판매하는 책처럼 칼각은 만들기가 좀 어렵긴 하더라.

보수했더니 새 책 같은 느낌. 물론 새 책은 아니지만.
그리고 다른 책들도 혹시 표지가 말썽이면 이런 식으로 고치면 되겠구나 싶어서
잡기술 하나 더 익힌 기분이기도 하다. 앗핫하!
딱 하나 아쉬운 건, 포켓성경 표지가 좀 낭창해서 펼쳐 읽기 편했는데
표지를 하드보드지로 보강하다 보니 하드커버 책이 되는 바람에 조금 불편하다.
하지만 뭐 괜찮아!
매우 흡족하다! 책상 위에 바스락바스락 떨어진 가루 치우는 것도 귀찮았는데.
내일은... 역사서랑 예언서를 해볼까. 잇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