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더라.
습기 먹은 공기가 좋고
가라앉은 그 분위기가 좋고
그런 날 커피 한잔 같이 하면 정말 좋다고 얘기했다.
존중입니다 취향 해주세요라고 하더라. 당연한 얘긴데 비를 좋아하는 사람을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다.
하지만 나는 비를 싫어한다.
습한 그 공기가 싫고
비 올 때마다 축축 처지는 내 컨디션도 싫다.
어두컴컴한 하늘도 정말 짜증나고
남들은 어울린다고 하는데 왜 이런 날씨가 커피랑 어울리는지도 알 수가 없다.
조금이라도 어두우면 졸려지는 내 습성 때문에 더욱 싫다.
단순히 나른해지기만 한 게 아니라 하루 종일 졸리다.
졸지 않으려고 애를 쓰다 보면, 거기로만 하루치 에너지를 전부 소모하게 된다.
해야 할 일을 제대로 못 하고 하루를 날린다.
바람이 시원해 베란다 창문을 열어놓고 해야 할 일을 처리하던 중이었는데
수상한 소리가 들려 밖을 봤더니 비가 사정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덕분에 건조대에 널어뒀던 빨래는 지금 세탁기에서 다시 돌아가는 중이고
체중감량 때문에 겨우 풀떼기 몇 조각 점심으로 먹었는데
식곤증처럼 졸리기 시작한 것도 짜증 난다.
카페인 좀 줄여야지 하고서 오후엔 무조건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는데
안 되겠다, 카페인 들어있는 커피 한 잔 마셔야겠다.
내가 이렇게나 피곤한 이유는 비 때문이다.......... 아아..........